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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웨일: 줄거리, 배우, 리뷰

by freetempo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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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I need to accept that my life isn't going to vbe very exciting."

 

 

'The whale'이라는 단어는 바다에 사는 큰 동물인 고래를 뜻하는 동시에 뚱뚱한 사람을 비하하는 속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새뮤얼 D.헌터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대런 애런 노프스키가 감독을 맡고 브렌든 프레이저가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이는 2012년에 덴버에서 초연된 뒤 시카고, 뉴욕 등에서 상연을 이어간 더 웨일이라는 연극을 감독이 알게 되고 사무엘 D. 헌터에게 각본 작업을 부탁하며 영화화됩니다. 단 7일동안의 시간을 배경으로 초고도비만 환자의 삶을 쫓아가며 신에 대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구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영화의 줄거리와 배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스포일러 있음

 

주인공인 찰리는 동성연애자이지만 자녀를 갖기위해 결혼을 해 어린 딸과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동성연인이 생기게 되며 가족을 떠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삶을 택합니다. 동성연인은 가족(새생명 선교회)에게 인정받지 못한채 찰리와의 삶을 택했지만 이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다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연인을 잃은뒤 폭식증에 시달리며 272kg이나 체중이 나가게 되고 혼자의 힘으로 일어나서 걷는 것도, 떨어진 물건을 줍는 것도, 다른 이들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하지 못한 채 방안에 틀어박혀 살게됩니다. 자신의 모습은 철저히 숨긴채 온라인 강의를 하며 딸에게 그 돈을 주기 위해 자신을 돌보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그를 돌봐주는 인물 리즈는 찰리의 요양보호사이자 죽은 애인의 동생으로 그녀 또한 오빠를 잃은 슬픔으로 인해 찰리를 지극 정성으로 챙깁니다. 초고도비만으로 인해 그에게 남은 날이 일주일 정도 밖에 남 않은 것을 알게되자 그는 자신의 딸 엘리를 집으로 부릅니다. 엘리는 자신을 버리고 간 아빠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해  비뚤어져 엘리의 엄마조차 그녀를 사악한 아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찰리는 엘리를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 엘리가 썼던 에세이만이 그에게 위안을 줄 수 있습니다. 찰리는 이런 엘리에게 자신이 모은 재산을 모두 줄테니 자신에게 찾아와 무엇이라고 쓰고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딜을 합니다. 낙제하지 않도록 에세이도 봐주겠다고 하지요. 그리고 영화의 시작에 선교사 토마스라는 인물도 찾아오는데 죽음을 앞둔 그를 구원하기 위해 계속해서 그의 집을 찾아오지만 엘리의 행동으로 인해 되려 구원받을 수 있었다며 자신의 부모님에게 용서받았다고 기뻐하며 그를 떠납니다. 숨을 거두기 직전인 찰리는 자신을 떠나려는 딸에게 그녀가 어릴 적 썼던 에세이를 끝까지 읽어달라 애원하고, 엘리 또한 그가 비록 가족을 버렸지만 정말 말 귿로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오열합니다. 그녀의 에세이 낭독이 끝날 때쯤 걷지도 못했던 찰리가 일어서며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이어 하늘로 둥실 떠오르는 듯한 빛으로 가득찬 장면과 합께 막이 내립니다. 

 

출연진

찰리(브랜든 프레이저) : 더 웨일은 그의 커리어에 큰 획을 그은 영화라 볼 수 있습니다. 이혼 이후 위자료 지급 문제와 이로 인한 우울증, 큰 아들의 자폐증을 치료하고자 애쓰며 커리어는 하락세를 그리게 됩니다. 그 외에도 할리우드 고위급 인사들의 동성 성추행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고생하기도 하고, 액션영화를 찍다 무릎연골을 다 제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드라마 DC타이탄으로 컴백한 후 연기력을 인정받게 되고, 19년 1월에 위자료 지급 의무가 끝나며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다시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 상영 당시 관객들이 브렌든 프레이저를 향해 기립박수를 치면서 그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의 지난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듯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찰리라는 인물은 '미안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모든 것에 미안해하지만 자기자신을 방치하고 학대에 가까울 정도로 먹어대는 모습에서는 미안함이라고는 없습니다.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자괴감속에 오히려 죽음을 원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요. 

 

엘리(세이디싱크): 17살인 찰리의 딸로 아버지가 가족을 버린 상처로 반항적이며 학교에서도 퇴학당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아빠에게 몰래 수면제를 넣은 샌드위치를 먹여 재우고, 찾아온 토마스에게 마리화나를 강권하거나 토마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을 때는 이를 녹음해 가족에게 보내기도 합니다. 엘리는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에이해브에게 자신의 마음을 투영합니다. 고래는 바로 자신을 버리고 간 아빠입니다. 하지만 아빠를 미워한다고 해서 자신의 현실이 달라지기는 커녕 삶이 망가지기만 합니다. 엘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어찌하지 못해 미움속에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리즈(홍차우): 찰리를 돌봐주고 있는 전담간호사로 찰리의 유일한 친구입니다. 찰리의 옆에서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며 병원에 가라고 재촉하지만 끝까지 병원에 가지않는 찰리를 안타까워하며 돌봅니다. 또한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새생명 선교회란 사이비 종교단체를 증오하고 있으며 그곳에 소속된 토마스를 경계합니다.  하지만 극의 후반부 찰리가 돈이 없어 건강보험도 못 들 정도로 가난한 처지인줄 알았지만 딸을 위해서 거금 모았다는 사실에 폭발하게 됩니다. 그녀 또한 오빠를 잃은 슬픔을 그를 돌보는 것으로 치유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또 다시 같은 아픔을 겪게 되었다는 사실에 절망합니다. 

 

메리(서맨사 모턴): 찰리의 전부인으로 엘리가 찰리와 만나지 못하게 합니다. 열심히 양육했음에도 자꾸 비뚤어지는 엘리를 보며 좌절감을 느끼는 인물로 자신과 상의 없이 엘리에게 재산을 넘기려는 것에 분노하면서도 찰리의 모습을 안타까워합니다.

 

댄(사티야 스리드하란) : 찰리집에 매일 배달오는 피자배달부입니다. 서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였지만 찰리가 어떤 사람인지 보게 되며 놀라 도망칩니다. 이에 찰리는 큰 상처를 받고 폭식을 하게됩니다. 

 

토마스(타이 심킨스): 새생명선교회 소속의 젊은 선교사로 방문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찰리집에 방문 했다 그가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고 에세이 한편을 읽어준 것을 계기로 하나님이 여기에 자신을 보낸 뜻이 있다고 믿는 인물입니다. 그는 새생명 선교회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자신의 방식과 다른 선교사와 마찰을 빚고 공금을 훔쳐 도망치는 인물입니다. 이어 가족과도 인연을 끊고 방황하다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찰리를 만나게 된 것이었지요. 엘리 덕분에 부모님께 용서받고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에 고마워 하며 자신이 찰리를 구원하겠다고 하지만 찰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자 역겹다며 떠나고 맙니다. 

 

리뷰

각자의 이유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집요하게 쫓는 것은 아프고 불편합니다. 특히 찰리가 폭식을 하며 자신을 학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 자위를 하다 심장의 이상으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장면들이 그러합니다. 특히나 죽음을 앞둔 한 인간이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반칙과도 같아서 내가 딸의 입장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지만 브랜든 프레이저의 미친듯한 연기로 모든 것을 커버합니다. 그의 행동은 나의 입장에서 이해가 가지 않고 용서를 하기도 힘들지만 그가 표현하고 있는 이 인물의 모습을 보며 터질 것 같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그는 나약한, 상처받은 인간의 모습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나타내어 작품의 마지막에는 연민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구원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새생명교회로 부터 신의 구원을 받으라 종용하는 토마스, 신에게 받는 구원 따위는 없다고 화를 내는 리즈, 딸의 용서로 망가진 자신의 삶이 구원받았다고 생각하며 죽은 연인에게로 가는 찰리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구원은 종교적 구원의 형태인지, 혹은 인간에 의한 구원이 가능한지를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물론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는 신의 무의미함을 이야기하는 인물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며, 신이 해줄 수 없는 구원을 사람에게 바란다는 것은 정말 허황된 이야기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며 나를 좀 더 보살피고 나에게 솔직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처에 잠식되지 않고,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려운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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