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자매"는 이승원 감독이 연출한 2020년 드라마 장르의 영화입니다.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주연을 맡아 세 자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세자매라는 제목을 보고서 작은 아씨들과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기대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묵직하고 녹록치 않은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승원 감독의 전작-해피뻐스데이에서 보여준 무자비한 가족의 불편하 모습에 비하면 좀 더 대중적인 영화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고 문소리 배우가 공동제작과 프로듀싱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참. 감독의 부인은 영화 속 장녀인 김선영 배우라고 하네요.
줄거리
영화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세 자매는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그들의 숨겨진 과거와 현재의 갈등이 차례차례 드러나게 됩니다. 첫째 희숙(김선영)은 작은 꽃집을 운영하며 반항적인 딸과 함께 살아가는데, 남편은 가끔씩 나타나 돈을 뜯어가고 그녀를 무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늘 쩔쩔매고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아갑니다. 둘째인 미연(문소리)은 신도시 아파트에서 교수인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번듯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교회의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고 신실한 인물로 나오는데 겉보기에는 완벽한 중산층 주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셋째 미옥(장윤주)는 희곡을 쓰는 작가있지만 글이 잘 써지지 않아 괴로워하고 늘 술에 취해있습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남편과 전처와의 자식인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리뷰
어린 시절 겪은 폭력이 각인된 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모습,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한 인간을 망가뜨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정폭력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을 만든다는 것. 하지만 이를 위로하는 것도 결국은 가족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목사님말고 우리한테 사과하라는 말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말문이 막힐정도로 참담한 기분이 들었지만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하더라도 세 자매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았습니다. 특히 희숙이 모든 문제를 자신의 탓이라며 되려 책망하고 가족을 감쌀 때 그 고통이 얼마나 클지, 자해로 마음의 안정을 얻는 그녀가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둘째의 기독교에 대한 집착도 어린시절의 영향이었겠지요. 유독 첫째와 남동생에게만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를 지켜보아야 했던 무력감이 그녀안에 또 다른 폭력의 씨앗을 남깁니다. 아이를 방에 가두고 무릎을 꿇리며 불륜 상대의 얼굴을 밟는 모습에서 이를 볼 수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해소하는 수단이 맹목적인 신앙인으로 만들게 된 것이겠지요. 영화의 마지막에 세 자매가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으며 웃는 모습으로 끝나는데요.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치유되길 진심으로 바라게 됩니다. 가족이 역시 제일이라는 말로 덮어버리기에는 너무나 큰 상처가 그들에게 있지만, 그 말에 완벽하게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